이 극장판은 두 해 뒤에 TV 시리즈로 다시 방영됐다. 보통 극장판을 TV 로 옮기면 광고를 넣느라 잘라 내는데 이 경우는 반대다. 세 가지로 따진다.

1. 길이를 견준다
극장판은 117분이다. TV 재편집판은 전 7화이고 이 시리즈의 한 화는 24분이다. 7 곱하기 24 는 168분이다. 117분짜리가 168분 분량의 편성에 들어갔다. 오프닝과 엔딩이 회차마다 들어가는 것을 빼도 분량은 줄지 않고 늘어난다.
여기서 셈이 하나 필요하다. 오프닝과 엔딩을 합쳐 회차마다 약 3분으로 보면 7화에서 21분이다. 그걸 빼도 147분이 남는다. 117분보다 서른 분 가까이 많다. 즉 TV 판본에는 극장에 없던 장면이 들어갔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이 재편집판은 극장판 앞에 새로 만든 도입부를 붙였다.
2. 왜 앞에 붙였나
이 이야기가 시리즈 어디에 놓였는지 보면 이유가 보인다. TV 1기가 전 26화로 끝난 뒤 이 극장판이 나오고, 그다음이 2기 유곽편이다. 극장에서는 1기를 본 사람이 표를 사지만, TV 편성에서는 이 회차가 2기 앞에 붙는 연결 고리가 된다. 앞에 도입부를 새로 만들어 붙이면 1기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한 번 더 정리된다. 같은 이야기를 극장에서는 완결된 한 편으로, TV 에서는 앞뒤를 잇는 다리로 쓴 것이다.

같은 필름을 두 매체에 내보내면서 한쪽에만 없던 것을 더했다
같은 시리즈의 다른 판본들과도 견줘 봤다
같은 시리즈의 판본들을 길이로 늘어놓으면 이렇다.
- TV 1기는 전 26화. 한 화 24분이니 624분
- 극장판 무한열차편은 117분
- 극장판 무한성편 제1장(2025)은 155분
117분은 1기 전체의 19퍼센트쯤이다. 한 시즌의 오분의 일 분량으로 한 아크를 온전히 끝낸 셈이고, 그래서 이 한 편만 떼어 봐도 이야기가 닫힌다. 다섯 해 뒤의 무한성편은 같은 시리즈인데 155분으로 더 길고, 제목에 「제1장」이 붙어 있다. 무한성편은 한 편으로 닫지 않기로 하고 시작한 것이다. 같은 제작사, 같은 시리즈인데 극장판의 설계가 달라졌다.
제작사도 적어 둔다. 유포테이블은 「페이트/제로」를 만든 회사이고, 이 시리즈는 TV 1기부터 두 편의 극장판까지 같은 회사가 이어서 맡고 있다.
3. 그 결정이 통했는지는 숫자로 남아 있다
극장판의 수치는 이렇다. 일본 흥행 수입 404.3억 엔으로 일본 역대 1위에 올랐고, 개봉 열흘 만에 100억 엔을 넘겨 일본 영화 최단 기록을 세웠다. 2020년 세계 박스오피스 1위(약 5억 달러)이고, 일본 영화로는 처음이다. 한국은 2021년 1월 27일 개봉해 누적 관객 221만 명이다. 제44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았다.
이 수치들이 나온 해가 2020년이라는 것이 이 기록의 성격을 정한다. 극장에 사람이 가장 안 가던 해에 세계 1위가 나왔다. 그 조건에서 나온 숫자를 평상시 기록과 나란히 놓으면 양쪽 다 잘못 읽게 된다. 경쟁작이 적었던 것도 사실이고, 그런 해에 표를 산 사람이 그만큼 있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둘 중 하나만 들면 틀린다.
남은 사실도 적어 둔다. 2020년 10월 16일 일본 개봉, 제작은 유포테이블, 감독은 소토자키 하루오, 원작은 고토게 코요하루가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한 만화다. 주제가는 LiSA 의 「炎(불꽃)」이고 제62회 일본 레코드대상 대상을 받았다. LiSA 는 소드 아트 온라인 1기 오프닝 「crossing field」를 부른 사람이기도 하다.
권한다. TV 1기를 다 본 사람. 117분 안에 한 아크가 온전히 들어 있어서 극장판을 먼저 봐도 순서가 어긋나지 않는다.
안 권한다. TV 1기를 아직 안 본 사람. 도입부를 새로 붙인 것은 TV 판본이고, 극장판 117분은 앞을 안다고 보고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