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에 붙는 불만은 대개 작화와 액션에 관한 것이다. 그 지적은 사실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문제를 비껴간다. 이 시리즈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타임리프의 규칙이다.

하나. 액션이 적은 것은 실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제작은 LIDENFILMS, 감독은 하츠미 코이치, 시리즈 구성은 무토 야스유키가 맡았다. 불량 만화가 원작인데 정작 난투 장면은 정면 대치 구도와 대사로 처리되는 비중이 크다. 주먹이 오가는 시간보다 서로를 노려보며 말하는 시간이 길다. 이 장르에서 승부가 갈리는 것은 액션 매수보다 인물들의 서열과 의리가 어떻게 얽혀 있는가다. 주간 소년 매거진 연재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되는 배분이다. 여기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이 작품이 무엇으로 이기려 했는지를 못 본 것이다.
둘. 부제 열두 개가 이 작품의 설계도다
1화부터 12화까지의 부제는 이렇다. Reborn, Resist, Resolve, Return, Releap, Regret, Revive, Rechange, Revolt, Rerise, Respect, Revenge. 열두 편이 예외 없이 re 로 시작한다. 다시 태어나고, 저항하고, 결심하고, 돌아가고, 다시 뛰고, 후회하는 순서다. 부제만 나열해도 1쿨의 감정 곡선이 그대로 나온다. 이렇게 우연히 맞아떨어질 수는 없다. 이 작품은 "다시"라는 말 하나에 자기를 묶었다.
선언을 했으면 값을 치러야 하는데, 문제가 여기서 시작된다.

우는 얼굴이 기본값인 인물. 문제는 그것이 서사의 해결책까지 겸한다는 데 있다
셋. 되돌릴 수 있는 주인공에게 실패는 얼마짜리인가
타임리프 서사의 약점은 늘 같다. 되돌아갈 수 있는 인물의 실패에는 값이 붙지 않는다. 한 번 실패해도 다시 시작하면 되고, 그 사실을 시청자가 아는 순간 긴장은 절반이 깎인다. 넘는 방법은 둘뿐이다. 되돌리기 자체에 비용을 물리거나, 되돌려도 바꿀 수 없는 것을 하나 만들어 두거나.
이 작품은 어느 쪽도 충분히 쓰지 않고 세 번째 방법을 고른다. 인물이 더 크게 우는 것이다. 타케미치가 눈물로 상황을 돌파하는 장면의 빈도가 회차가 갈수록 늘어난다. 감정의 진폭으로 구조의 헐거움을 덮는 방식인데, 반복될수록 효과가 떨어진다. 오프닝이 Official髭男dism의 「Cry Baby」이고 스물네 번째 부제가 「A Cry baby」인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작품이 자기 주인공을 무엇으로 규정했는지가 시작과 끝에 같은 단어로 박혀 있다.
넷. 규칙이 무너지는 지점과 이야기가 처지는 지점이 겹친다
13화부터 부제의 re 규칙이 사라진다. Odds and Ends, Break up, No Pain no gain, Once upon a time. 관용구와 노래 제목이 뒤섞인다. 1쿨은 12화 안에 목표와 실패와 재도전을 한 바퀴 돌리는 구조였고, 2쿨은 그 바퀴를 다시 돌리는 대신 인물의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간다. 새 얼굴이 계속 나오는데 되돌리기의 규칙은 갱신되지 않으니, 등장인물이 늘어난 만큼 긴장은 옅어진다. 부제의 규칙이 깨지는 회차와 이야기가 처지는 회차가 정확히 겹친다.
그런데도 이 작품은 이겼다
2021년 4월부터 9월까지 2쿨 연속 편성으로 화제를 끊지 않고 끌고 갔다. 총장과 부총장, 카리스마와 상식인이라는 배치는 낡았지만 잘 작동한다. 정리하면 캐릭터로 이기고 구조로 졌다. 불량물의 관계도와 타임리프의 규칙은 원래 잘 맞는 조합이 아닌데, 전자를 살리느라 후자를 느슨하게 뒀다.
다음 기수가 고쳐야 할 것은 되돌리기에 값을 매기는 일이다. 한 번 더 돌아갈 때마다 무엇을 잃는지 명시하기만 해도 이 시리즈는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