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에 붙는 말은 거의 하나로 모인다. 마지막 화의 눈물 신이다. 애니메이션에서 손꼽히는 장면으로 인용되고, 보라고 권하는 사람도 대개 그 대목을 두고 권한다. 나는 그 순서가 거꾸로라고 본다. 이 작품은 마지막 화를 위해 앞의 열 화를 쓴 것이 아니라, 열한 화라는 그릇을 먼저 정하고 거기에 사람 여섯을 밀어 넣은 결과다.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왜 열한 화인가

한 쿨 편성은 대개 열두 화나 열세 화다. 이 작품은 열한 화다. 한 화가 비는 셈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원작 없는 오리지널 기획이라는 점이다. 만화나 소설을 옮기는 작품이라면 화수는 원작 진도와 판권 사정이 정한다. 오리지널에는 그런 바깥 사정이 없다. 열한 화는 누군가가 그렇게 정한 숫자다.

그리고 그 그릇에 들어가야 하는 인물이 여섯이다. 어릴 때 한 무리로 몰려다니던 소꿉친구 여섯 명. 한 사람에게 한 화씩 돌려도 여섯 화가 나가고, 그러고 나면 남는 것은 다섯 화다. 거기에 시작과 끝을 넣어야 한다.

배분이 어디에 실렸는지는 엔딩이 알려 준다

엔딩곡은 ZONE 의 「secret base ~君がくれたもの~」를 극중 성우들이 부른 커버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부른 사람이 셋이라는 것이다. 멘마(카야노 아이)·아나루(토마츠 하루카)·츠루코(하야미 사오리). 여섯 명 중 셋이고, 셋 다 여성 인물이다.

주제가를 누가 부를지는 이야기의 무게가 어디에 실렸는지를 제작 단계에서 이미 정해 놓은 결정이다. 여섯을 고르게 다룰 생각이었다면 여섯이 불렀을 것이다. 실제로 이 작품에서 사연이 끝까지 따라가지는 인물과 배경으로 물러나는 인물은 갈린다. 열한 화라는 그릇이 그 선택을 강요한 것이지, 만든 사람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안조 나루코

여섯 중 누가 몇 분을 받는지는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정해져 있었다

회차 제목이 같은 이야기를 한 번 더 한다

열한 개 부제를 늘어놓으면 앞의 논지가 그대로 확인된다. 「초평화 버스터즈」·「용사 멘마」·「멘마를 찾자 모임」·「하얀, 리본 원피스」·「터널」·「잊어 줘, 잊지 말아 줘」·「진짜 소원」·「I wonder」·「모두와 멘마」·「불꽃놀이」·「그 여름에 피는 꽃」.

인물 이름이 붙은 부제는 셋이고, 셋 다 같은 사람이다. 2화·3화·9화의 멘마다. 나머지 다섯 명의 이름은 열한 개 부제 어디에도 없다. 부제를 붙인 사람도 이 이야기를 여섯 명의 이야기로 여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앞에서 엔딩을 부른 사람이 셋이라고 적었는데, 부제에서는 더 좁아져서 한 사람뿐이다.

9화 「모두와 멘마」의 제목이 특히 그렇다. 여섯을 모두라는 한 단어로 묶고 멘마만 따로 세운다. 이 작품의 구조가 제목 하나에 그대로 들어 있다.

여섯과 열한 화가 어긋난다

아쉬운 것은 그 강요된 선택이다. 여섯이라는 숫자를 먼저 세워 놓고 열한 화를 골랐다면 두 명은 처음부터 자리가 없었다는 뜻이 된다. 완성도가 낮다는 말은 아니다. 이 작품이 감당하기로 한 인원과 이 작품이 받은 시간이 어긋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후반으로 갈수록 몇몇 인물의 감정은 설명으로 처리된다.

같은 사람들이 앞서 만든 것

감독 나가이 타츠유키, 각본 오카다 마리, 캐릭터 디자인 타나카 마사요시. 이 셋은 「토라도라!」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았다. 그쪽은 스물다섯 화였다. 같은 팀이 두 배가 넘는 분량을 썼던 것이다. 이번에는 그 절반도 안 되는 그릇에 사람은 더 많이 넣었다. 2011년 4월부터 6월까지 A-1 Pictures 가 만들었고, 오프닝은 Galileo Galilei 의 「青い栞」다.

덧붙이면 이 열한 화는 뒤에 한 번 더 늘어난다. 2013년 극장판이 TV판의 후일담과 재구성을 담았다. 그릇이 모자랐다는 판단이 만든 쪽에도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다시 첫 문장으로 돌아간다. 마지막 화가 우는 장면인 것은 맞다. 다만 그 장면이 힘을 갖는 이유는 장면 자체의 완성도보다 앞의 열 화가 여섯 명을 다 끌고 가지 못한 채 여기까지 왔다는 데 있다. 남겨 둔 것이 많을수록 마지막에 쏟을 것도 많아지고, 그 역시 열한 화라는 편성에서 나온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