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애니메이션에서 오프닝 곡은 대개 한 쿨마다 바뀐다. 열두 화에서 열세 화, 석 달에 한 번꼴이다. 곡이 바뀌는 것은 음악 사정이 아니라 편성 사정이다. 거기서 한 덩어리가 끝나고 다음 덩어리가 시작된다고 방송하는 쪽이 관객에게 알리는 것이다. 이 작품은 148화를 갔다. 산술적으로 열 번 넘게 바뀌었어야 한다. 그런데 오프닝은 「departure!」 하나였다.

버전 교체는 있었다. 같은 곡을 다시 녹음하거나 영상을 갈아 끼운 것이다. 그래도 곡 자체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곡이고, 부른 사람도 오노 마사토시 한 사람이다. 2011년 10월에 시작해 2014년 9월에 끝났으니 만 세 해다. 세 해 동안 시청자가 매주 같은 노래로 들어갔다.
이 결정이 왜 눈에 걸리느냐 하면, 이 작품의 안쪽은 정반대로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헌터 시험에서 시작해 천공투기장으로, 요크신 시티로, 그리드 아일랜드로, 키메라 앤트로 넘어간다. 무대가 바뀌고 이야기의 온도도 같이 바뀐다. 시험을 치르는 소년들의 이야기로 시작한 것이 중반에 가면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 되어 있다. 보통은 이럴 때 곡을 바꾼다. 여기는 안이 바뀔수록 바깥을 고정했다.
고정해서 무엇을 얻었는지는 편성 방식을 보면 짐작이 간다. 이 작품은 시즌으로 끊어 팔지 않았다. 1기·2기·3기로 나뉘어 사이에 공백기를 두는 대신 148화를 연속으로 밀었다. 그런 편성에서 오프닝을 갈아 끼우면 끊지 않기로 한 것을 곡이 대신 끊어 버린다. 한 곡으로 가는 것은 이 편성과 짝이 맞는 결정이다.

무대와 톤이 몇 번씩 바뀌는 동안 인물도 같이 바뀐다. 바뀌지 않은 것은 매주 첫 90초였다
치른 값도 있다. 같은 곡을 세 해 동안 듣게 하면 그 곡이 특정 구간과 결합하지 못한다. 어떤 작품에서는 오프닝 몇 번째 곡이라는 말만으로 그 시기가 떠오르는데, 이 작품에는 그런 표지가 없다. 148화가 통째로 한 덩어리로 기억되는 대신 안에서 무엇이 언제였는지를 가리킬 방법이 사라진다. 엔딩은 바뀌었으므로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기억하는 것은 대개 오프닝이다.
이 결정을 누가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감독은 코지나 히로시, 시리즈 구성은 마에카와 아츠시, 캐릭터 디자인은 요시마츠 타카히로, 음악은 히라노 요시히사다. 제작은 매드하우스이고 방송은 닛폰TV 쪽이다. 주제가를 몇 번 갈지는 대개 제작위원회와 방송국이 함께 정하는 일이므로 한 사람의 결단이라고 적을 근거는 없다. 다만 누군가는 이 작품을 여러 시즌으로 쪼개지 않고 하나로 다루기로 했다.
1999년에 이미 한 번 애니메이션이 된 작품을 2011년에 다시 만들면서 회상 없이 앞에서부터 완주하기로 한 것도 같은 방향이다. 원작은 토가시 요시히로가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하는 만화이고, 이 판본은 키메라 앤트 편과 회장 선거 편까지 갔다. 중간에 요약해 건너뛴 구간을 두지 않았다는 뜻이다.
엔딩 쪽은 사정이 달랐다. 첫 곡은 Fear, and Loathing in Las Vegas 의 「Just Awake」였고 이쪽은 뒤에 갈렸다. 바깥을 고정하되 아주 잠그지는 않은 절충이다. 한 회를 여는 곡은 고정하고 닫는 곡은 열어 둔 셈인데, 둘 중 하나만 고정할 수 있었다면 여는 곡을 골랐다는 것이 이 결정의 요점이다.
세 해를 매주 같은 노래로 열기로 한 결정은 세 해 내내 유지됐다. 148화가 끝날 때까지 그 곡이 그대로 있다. 내가 이 작품에서 가장 놀란 것은 어느 전투도 어느 반전도 아니고 그 고집이다. 다만 앞에서 적은 값, 그러니까 어느 구간이 언제였는지 가리킬 표지가 흐려진다는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정주행할 사람에게 한 가지만 일러둔다. 오프닝을 건너뛰지 마라. 148번 같은 곡이 같은 곳에 놓여 있는 것이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