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가 바뀌면 신작 몇 편이라는 말이 돈다. 그 숫자가 실제로 무엇을 세는 것인지 궁금해서 이번 분기 TV 신작 목록을 열어 제목만 세어 봤다. 셋 중 하나가 속편이었고, 목록 바깥에 따로 세어지는 작품이 또 있었다.

일흔세 편 중 스물세 편
이번 분기에 새로 시작하는 TV 작품으로 묶인 것이 일흔세 편이다. 그중 스물세 편은 제목 자체에 기수나 분할 표시가 붙어 있다. 「약사의 혼잣말 3기」, 「블랙 클로버 2기」, 「청의 상자 2기」, 「아오아시 2기」, 「란마 1/2 3기」가 그런 경우다.
비율로는 셋 중 하나에 조금 못 미친다. 제목만 보고도 앞에 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작품이 그만큼 된다는 뜻이다. 나머지 쉰 편 가운데 처음 시작하는 작품이 몇인지는 제목으로는 셀 수 없다.
표시의 꼴도 통일돼 있지 않다. 스물세 편 안에 "3기" 같은 한자 표기, "Season 2", 로마숫자 "II", "Part 2" 가 섞여 있다. 한 제목에 둘이 겹친 것도 있다. 2기이면서 그 2기의 두 번째 묶음임을 같이 적어 둔 경우가 그렇고, 기수와 시즌과 파트가 한 줄에 다 들어간 작품도 하나 있다. 표기가 제각각이라 목록을 기계로 훑으면 셈이 틀어진다.
기수를 안 붙이고 이어지는 작품이 있다
스물세 편이라는 숫자는 최소값이다. 제목에 숫자를 달지 않고 이어지는 작품이 있기 때문이다.
「도쿄 리벤저스 삼천전쟁편」은 기수 대신 원작의 한 대목 이름을 달았다. 「드래곤볼 슈퍼」의 새 시리즈도 부제만 바뀐다. 제목에 숫자가 없다고 해서 처음부터 봐도 되는 작품은 아니다. 이런 꼴을 세려면 제목 말고 작품마다 앞선 편이 있는지를 봐야 한다.
신작 목록에 들어가지 않는 작품이 마흔다섯 편 더 있다
두 분기에 걸쳐 나가는 작품은 분기가 바뀌어도 계속 방영되므로 새로 시작하는 목록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번 분기에 그런 작품이 마흔다섯 편이다.
이쪽은 제목에 기수 표시가 붙은 것이 마흔다섯 편 중 두 편뿐이다. 이미 지난 분기에 "2기" 로 소개된 작품이 그 이름을 그대로 들고 계속 나가는 것이라, 새로 시작하는 쪽보다 표시가 훨씬 적다. 속편 표시는 작품의 성질이 아니라 그 분기에 처음 소개될 때 붙는 이름표에 가깝다.
그래서 이번 분기에 TV 로 나가는 작품은 신작 일흔세 편과 이어지는 마흔다섯 편을 합쳐 백열여덟 편이 된다. "이번 분기 신작 일흔세 편" 은 그 분기에 볼 수 있는 작품의 수가 아니다. 극장 개봉작 열다섯 편과 인터넷 공개작 스물두 편은 또 따로 세어진다.
한 기수가 두 분기에 걸리기도 한다
「약사의 혼잣말 3기」는 10월 2일에 시작해 열두 화로 끝난다. 그런데 같은 3기의 다음 묶음이 2027년 4월로 예정돼 있다. 한 기수가 두 번에 나뉘어 나가는 편성이다.
이러면 "3기" 라는 이름이 한 분기를 가리키지 않는다. 이번 분기 신작으로 세어진 「약사의 혼잣말 3기」와 내년 봄에 세어질 「약사의 혼잣말 3기」가 같은 기수다. 세는 단위가 작품도 기수도 아니고 "한 번에 몇 화씩 내보내는가" 라는 뜻이 된다.
그래서 그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분기 신작 편수는 그 분기에 처음 방영을 시작하는 묶음의 개수다. 작품 수도, 그 분기에 볼 수 있는 작품 수도, 처음부터 볼 수 있는 작품 수도 아니다.
그중 어느 것을 알고 싶은지에 따라 세는 방법이 달라진다. 처음부터 볼 수 있는 작품을 찾는 사람에게 필요한 숫자는 일흔세 편에서 속편을 걷어낸 쪽이고, 그 숫자는 제목만으로는 구할 수 없다.
한 가지 더. 이번 분기 신작 가운데 「마법기사 레이어스」처럼 1990년대 작품을 다시 만든 것도 있다. 제목에 기수 표시가 없고 앞선 편을 봐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처음 만들어진 이야기도 아니다. 처음부터 볼 수 있는가와 처음 만들어진 이야기인가는 다른 질문이다.
신작 일흔세 편 중 스물세 편은 제목으로 이미 속편임이 드러난다. 드러나지 않는 속편까지 세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