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색을 두고 무엇을 잘라냈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무엇을 잘라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원작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대조하지 않으면 알 수 없고, 읽고 대조해도 그것이 분량 때문인지 판단 때문인지는 갈린다. 이 작품은 예외다. 버린 것이 두 해 뒤에 따로 방영됐다.

13화 안에 원작 결말까지 간다
2021년 1월부터 4월까지 전 13화, CloverWorks 제작, 감독은 이시하마 마사시다. 이 13화는 원작 만화의 결말까지 다룬다. 한 쿨에 완결까지 가기로 한 편성이라는 뜻이다.
원작 쪽 사정을 같이 놓으면 조건이 더 분명해진다. 원작 만화는 2021년 3월에 완결됐고, 애니메이션 최종화 방영 시기가 거기 거의 붙어 있다. 원작이 끝나는 것과 애니메이션이 끝나는 것이 같은 달 안에 있었다. 이런 편성에서 13화는 원작 진도를 기다릴 이유가 없는 대신, 있는 분량을 다 담을 방법도 없다.
두 해 뒤에 나온 「호리미야 -piece-」
2023년에 「호리미야 -piece-」가 나왔다. 1쿨에 담지 못한 에피소드를 다룬 별도 방영분이다. 이 작품의 존재가 곧 2021년 각색이 무엇을 버렸는지를 적어 놓은 목록이다. 보통은 잘라낸 것이 그대로 사라지는데, 여기서는 두 해 뒤에 돌아와 자기가 잘렸다고 말한다.
여기서 한 가지가 분명해진다. 2021년의 13화는 줄거리를 고른 것이 아니라 에피소드를 고른 것이다. 결말까지 가는 선을 먼저 긋고 그 선에 걸리지 않는 회분을 덜어 냈다. 덜어 낸 것이 줄거리에 필요한 것이었다면 -piece- 는 성립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로 떼어 내 방영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것들이 곁가지였다는 증거다.

겉모습과 실제가 다르다는 설정은 한 번 밝히면 끝난다. 13화를 채우는 것은 그 뒤의 일들이다
덧붙임: 이 이야기는 이미 한 번 다시 그려졌다
원작 자체가 각색의 결과물이다. HERO 가 그린 웹코믹 「호리 씨와 미야무라 군」을 하기와라 다이스케가 작화를 맡아 다시 그린 것이 우리가 원작이라 부르는 만화이고, 그 연재처가 스퀘어 에닉스의 월간 「G판타지」다. 이야기가 화면에 오기까지 두 번 다시 만들어진 셈이다.
두 번의 다시 만들기가 서로 반대 방향이었다는 점이 눈에 걸린다. 웹에서 잡지로 옮길 때는 지면이 늘어나므로 대개 더한다. 잡지에서 13화로 옮길 때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뺀다. 더해진 것을 다시 빼는 작업이었다는 뜻이고, -piece- 는 그중 되돌려 놓은 몫이다.
그래서 무엇이 아쉬운가
곁가지를 덜어 낸 각색은 줄거리를 빠르게 만든다. 이 작품이 답답하지 않다는 평을 듣는 이유도 거기 있다고 본다. 관계가 진전되는 데 시간을 오래 쓰지 않는다.
대신 밀도가 떨어진다. 학원물에서 곁가지는 낭비가 아니다. 반 전체가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재료다. 주변 인물들이 각자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쌓이지 않으면 두 사람 바깥이 배경으로 남는다. -piece- 가 따로 필요했다는 것은 13화 안에서 그 부분이 비어 있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남는 문제 셋
- 곁가지를 덜어 낸 탓에 두 해 뒤에 별도 방영으로 그 분량을 메워야 했다
- 한 쿨에 결말까지 넣느라 관계가 자리 잡는 구간이 짧다
- 이 각색을 따라가려면 결국 -piece- 까지 봐야 한다. 한 편으로 끝나지 않는다
원작은 HERO 의 웹코믹 「호리 씨와 미야무라 군」을 하기와라 다이스케 작화로 다시 그린 것이고, 스퀘어 에닉스의 월간 「G판타지」에 실렸다. 2021년에는 실사 드라마와 실사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piece- 를 언제 볼지 묻는다면 본편을 다 본 직후는 권하지 않는다. 시간을 좀 두고 보는 편이 낫다. 잘려 나간 데에 무엇이 있었어야 했는지를 잊어버린 뒤에 봐야 그것들이 곁가지로 보이지 않고 본문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