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색을 두고 하는 말은 대개 무엇을 잘라냈느냐다. 분량이 모자라니 뺐다는 설명은 언제나 성립한다.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반대쪽이다. 원작에 없던 것을 넣었다. 아래에 예상되는 질문 몇 개에 답해 둔다.

Q. 무엇을 넣었다는 말인가
원작은 카도노 에이코의 아동문학이다. 영화판에는 원작에 없는 슬럼프 전개와 후반부의 비행선 사고가 들어 있다. 앞의 것은 인물 안쪽의 문제이고 뒤의 것은 바깥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다. 성격이 다른 둘을 함께 넣었다.
Q. 왜 그것이 잘라낸 것보다 중요한가
빼는 것은 대개 조건이 시킨다. 103분이라는 그릇이 정해지면 무언가는 빠진다. 넣는 것은 조건이 시키지 않는다. 분량이 모자란 상황에서 없던 것을 더한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것을 더 빼야 한다는 뜻이므로, 넣기로 한 쪽이 훨씬 강한 판단이다.
Q. 그 판단에 이견은 없었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각색을 두고 원작자와 제작진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 나는 어느 쪽이 옳았는지 판정하지 않는다. 그럴 근거가 없다. 다만 이견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추가가 작은 손질이 아니었음을 말해 준다. 자잘한 각색에는 이견이 생기지 않는다.

없던 것을 넣으려면 있던 것을 더 빼야 한다. 그래서 넣기로 한 결정이 더 무겁다
Q. 감독은 처음부터 감독이 아니었다던데
맞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처음에 프로듀서로만 참여할 예정이었고 제작 과정에서 각본과 연출을 직접 맡게 됐다. 각색의 방향이 크게 움직인 시점과 감독이 바뀐 시점이 같은 제작 과정 안에 있다. 두 일이 어떻게 얽혔는지는 크레딧만 보고 정할 수 없으므로 사실만 적는다.
Q. 음악 쪽에도 비슷한 것이 있나
있다. 주제가 두 곡은 새로 만든 곡이 아니다. 아라이 유미가 1970년대에 발표한 곡을 그대로 가져왔다. 1989년 영화에 열몇 해 전 노래를 붙인 셈이다. 이야기에는 없던 것을 넣고 음악에는 이미 있던 것을 가져왔으니 앞의 결정과 방향이 반대다.
Q. 흥행은
일본 흥행 수입 약 43억 엔, 관객 264만 명이다. 그때까지의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최고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앞선 「천공의 성 라퓨타」와 「이웃집 토토로」가 흥행에서 고전한 뒤에 나온 작품이라 이 성적이 이후 제작 규모를 갈랐다. 1989년 7월 29일 개봉, 러닝타임 103분이다. 국내에는 2026년 4월에 4K 리마스터판으로 다시 걸렸다. 제작은 스튜디오 지브리다.
Q. 103분이라는 길이는 어느 정도인가
지브리 장편들과 나란히 놓으면 가운데쯤이다. 「고양이의 보은」이 75분, 「마루 밑 아리에티」가 94분, 이 작품이 103분,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이 119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125분이다. 짧은 쪽도 긴 쪽도 아니다. 그런데 앞에서 적은 대로 이 영화는 원작에 없던 것을 둘이나 넣었으므로, 같은 103분 안에서 다뤄야 할 것이 원작보다 늘었다. 길이가 평범하다는 것과 여유가 있다는 것은 다른 말이다.
Q. 그렇다면 이 각색에 무리는 없었나
있었다고 본다. 없던 것을 넣기로 한 결정은 이 영화를 아동문학에서 성장 드라마 쪽으로 옮겨 놓았고, 그렇게 옮기고 나면 103분이 넉넉하지 않다. 슬럼프와 사고를 둘 다 넣으면 배달 일을 하며 지내는 나날을 그리는 분량이 줄어든다. 무엇을 넣을지 정한 순간 무엇이 줄어들지도 정해진 것이다.
마지막 질문 하나로 끝낸다. 원작에 없던 것을 넣은 각색을 좋은 각색이라 부를 수 있는가. 나는 그 질문 자체가 틀렸다고 본다. 각색은 원작을 그대로 옮기는 일이 아니라 다른 매체에서 다시 짓는 일이고, 그렇다면 넣는 결정과 빼는 결정은 같은 종류다. 판단할 것은 넣은 것이 제자리에 있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