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이 그린 두 작품 중 어느 쪽이 위냐는 글을 자주 본다. 나란히 놓는 것까지는 좋은데 질문이 틀렸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과제를 받은 화면이어서 우열을 가릴 대상이 되지 못하고, 그 사실은 원화 명단만 봐도 드러난다.

모브 사이코 100

사람은 겹치고 화면은 안 겹친다

「원펀맨」 1기는 2015년 매드하우스 제작, 감독 나츠메 신고, 전 12화다. 「모브 사이코 100」 1기는 2016년 본즈 제작, 감독 타치카와 유즈루, 전 12화다. 제작사도 감독도 다르다. 그런데 원화 명단에는 겹치는 이름이 있다. 카메다 요시미치는 「원펀맨」에 원화로 참여했고, 이듬해 「모브 사이코 100」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다. 그에게는 이것이 첫 TV 시리즈 캐릭터 디자인이었다.

1984년생인 그는 AIC를 거쳐 2009년 「강철의 연금술사 FULLMETAL ALCHEMIST」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프리랜서가 됐다. 그러니까 두 작품의 화면이 이렇게까지 다른 것은 인력이 달라서가 아니다. 같은 손이 다른 문제를 풀었기 때문이다.

「원펀맨」이 받은 과제는 이미 이긴 사람을 보여주는 일이다

전제가 주인공이 한 방에 이긴다는 것이다. 그러면 액션에서 긴장이 사라진다. 해법은 상대 쪽을 최대한 크고 정교하게 그리는 것이다. 괴인의 동작이 무거울수록 그것을 한 번에 끝내는 대비가 커진다. 그러니 이 작품의 액션은 정확해야 한다. 동작의 물리가 어긋나면 대비 자체가 무너진다. 매드하우스가 잘하는 일이 정확히 그것이고, 나츠메 신고가 1화의 콘티와 연출을 직접 맡은 것도 그 기준을 처음부터 박아 두기 위해서다.

「모브 사이코」가 받은 과제는 참고 있는 사람을 보여주는 일이다

반대다. 주인공은 강한데 그 힘을 쓰지 않으려 한다. 화면에서 벌어져야 하는 일은 승부가 아니라 억누름이고, 억눌러 온 힘이 풀려 나올 때의 폭발이다. 그래서 이 작품의 화면은 정확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선이 뭉개지고 형태가 무너져야 한다. 본즈와 카메다 요시미치가 만든 화면은 물감이 번지는 질감을 그대로 쓴다. 목표는 잘 그린 그림이 아닌 통제를 잃은 그림이다.

이 차이는 취향에서 갈린 것이 아니고 과제에서 갈렸다. 「원펀맨」의 문법으로 모브를 그렸다면 감정이 안 보이고, 모브의 문법으로 사이타마를 그렸다면 한 방의 무게가 안 보인다. 어느 쪽이 위냐는 질문은 여기서 이미 성립하지 않는다.

카게야마 시게오

주인공의 얼굴이 가장 단순하게 그려진 인물이다. 무너뜨릴 여지를 주변에 남겨 두기 위해서다

음악과 캐스팅도 같은 방향으로 배치됐다

음악은 카와이 켄지다. 「공각기동대」와 「기동경찰 패트레이버」의 음악을 쓴 사람이고, 타악과 성가를 겹쳐 쌓아 무언가가 부풀어 오르는 소리를 만든다. 초능력 액션에 붙일 법한 화려한 음악과는 거리가 멀다. 주인공 역의 이토 세츠오는 이 작품으로 사실상 데뷔한 신인이었다. 감정을 눌러 놓은 인물에 경력이 없는 목소리를 붙였다. 옆에 붙은 사쿠라이 타카히로와 오오츠카 아키오가 말을 다 하니 주인공은 말을 덜 해도 된다. 오프닝 「99」를 부른 MOB CHOIR도 이 작품을 위해 결성된 유닛이다. 기성품을 가져다 쓰지 않는다는 원칙이 화면 바깥까지 이어진다.

그러면 왜 한쪽이 더 널리 알려졌나

설명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 방에 다 이기는 설정은 3초면 전달된다. 참고 있는 인물의 이야기는 서너 화가 지나야 무엇을 하려는 작품인지 보인다. 12화 중 앞쪽 몇 편이 학교 코미디에 가깝게 굴러가는 것도 그래서다. 유명세는 작품의 높이보다 설명에 드는 시간에 붙는다.

톤의 배분에서 한 가지 흠이 있다

이 시리즈에 버리는 회차는 거의 없다. 그래도 걸리는 데가 하나 있고, 톤의 배분이다. 최종화 부제가 「모브와 레이겐 ~거대 츠치노코 등장의 권~」이다. 앞의 열한 편이 쌓아 올린 것을 마지막에 개그로 풀어내는 선택이고, 이 판단 자체는 작품의 성격에 맞다. 다만 그 결과 1기 안에서 감정의 최고점과 마지막 회차가 어긋난다. 세코 히로시의 구성이 값을 치른 유일한 대목이다.


질문을 고쳐 쓰면 이렇게 된다. 어느 쪽이 자기가 받은 과제를 더 정확히 풀었는가. 나는 「모브 사이코 100」이라고 답한다. 「원펀맨」은 어려운 과제를 정확하게 풀었고, 「모브 사이코 100」은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과제를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