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결론부터 적는다. 등장인물을 동물로 그린 것은 취향 때문이 아니다. 추리물이라는 장르에서 나온 판단이고, 그 하나가 각본과 캐스팅과 음악에 모두 걸쳐 있다. 이유는 아래에 적는다.

추리물에서 얼굴은 가장 큰 단서다
시청자는 인물이 거짓말을 할 때 눈매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용의 범위를 좁힌다. 애니메이션은 여기서 실사보다 더 노골적이다. 감정을 전달해야 하니 표정을 과장해서 그리고, 그 과장이 곧 정보가 된다. 오드 택시는 그 정보를 통째로 봉인한다. 바다코끼리와 고릴라와 알파카의 얼굴에는 표정근이 거의 없다. 누가 초조한지, 누가 숨기고 있는지를 화면에서 읽어낼 방법이 사라진다.
그래서 남는 것은 말뿐이다. 전 13화 내내 화면에서 벌어지는 사건보다 택시 안에서 오가는 잡담의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 작품은 볼거리를 포기하는 대신 들을 거리에 전부를 걸었다. 물량을 들여 만든 작품이라기보다 물량이 필요 없도록 설계된 작품이다.

표정이 변하지 않는 얼굴. 이 작품에서는 그것이 연출상의 이점이다
잡담이 진술로 바뀌는 순간
6화 부제가 「난데야넨이 듣고 싶어」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만담의 추임새가 회차 제목이 될 만큼, 이 작품은 만담의 리듬 위에 서 있다. 주고받는 속도, 엇나가는 대꾸,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신변잡기. 그런데 그 잡담들이 뒤에서 하나씩 진술로 바뀐다. 웃기려고 넣은 줄 알았던 문장이 알리바이가 되고 동기가 된다. 만담의 규칙이 그대로 추리의 규칙으로 쓰인다. 받아치는 사람이 말을 비틀어야 웃음이 나오고, 비틀린 말에는 비튼 이유가 남는다.
택시라는 무대도 계산의 결과다. 승객은 매회 바뀌므로 군상극의 화자를 억지 없이 교체할 수 있고, 차 안은 밀폐된 데다 좁아서 배경에 볼 것이 없다. 한 사람은 앞을 보고 한 사람은 뒤에 앉아 서로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다. 거짓말하기에 이보다 편한 좌석 배치는 없다. 오도카와가 손님을 태우고 내려 주는 반복 동작이 곧 이 작품의 장 구분이다.
캐스팅과 음악이 같은 원리로 움직인다
41세 무뚝뚝한 택시 운전수 오도카와를 맡은 성우는 하나에 나츠키다. 청년역으로 알려진 배우에게 중년 남자를 맡겼다. 얼굴이 나이를 말해 주지 않으니 목소리가 그 일을 대신해야 하는데, 익숙한 음색을 낯설게 쓰기로 한 것이다. 말끝마다 운을 맞추는 야쿠자 야노는 실제 래퍼인 METEOR가 연기한다.
음악을 PUNPEE·OMSB·VaVa 세 명이 맡은 것도 같은 방향이다. 스커트와 PUNPEE가 부른 오프닝 「ODDTAXI」부터가 랩이다. 힙합은 말의 운으로 굴러가는 장르다. 대사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작품에 말의 리듬으로 만든 음악을 붙였으니, 음악이 분위기를 꾸미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 작품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한 번 더 설명한다.

라임을 맞추는 야쿠자를 실제 래퍼가 연기한다. 이 작품의 농담은 대개 이런 식으로 이중이다
이것이 신인의 작품이라는 사실
감독 키노시타 바쿠는 캐릭터 디자인도 겸했다. 각본은 코노모토 카즈야가 전부 썼다. 두 사람은 이 작품으로 제25회 문화청 미디어예술제 애니메이션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경력이 쌓인 팀이 관습을 비튼 결과라기보다, 관습을 배우지 않은 팀이 처음부터 이렇게 설계한 결과다.
대가는 있다. 얼굴로 인물을 구별할 수 없는 설계는 초반 3화까지 그대로 부담이 되고, 대사 밀도가 높아 다른 일을 하면서 틀어 놓으면 앞부분을 통째로 놓친다. 몰아보기를 권하는 이유는 취향 때문이 아니고 이 설계 때문이다.
다시 첫 문단으로 돌아간다. 얼굴을 지운 것은 그림을 못 그려서가 아니다. 단서를 빼앗아 놓고 말로만 풀어 보라고 내미는 것이 이 작품의 규칙이다. 13화 부제는 「어디까지 가십니까?」다. 택시 기사의 첫 질문이 마지막 회 제목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