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 대해 한 가지만 묻고 시작한다. 왜 63분이 셋으로 나뉘어 있는가. 아쉬운 대목도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같이 적는다.

보통 이 질문에는 시간이라고 답한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와 사회인, 이렇게 사람이 멀어지는 과정을 세 토막으로 끊어 보여 준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세 번째 토막이 왜 그렇게 짧은지가 설명되지 않는다. 다른 설명을 하나 대 보겠다.
곡이 영화보다 열 해 먼저 있었다
주제가는 야마자키 마사요시의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다. 이 곡은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1997년에 나온 곡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영화 개봉이 2007년 3월 3일이니 열 해를 먼저 산 곡이다. 그리고 마지막 시퀀스는 그 곡의 뮤직비디오처럼 편집되어 있다.
순서를 바꿔 생각해 보면 이 구성이 달리 보인다. 보통은 이야기가 먼저 있고 그 끝에 곡을 걸지만, 여기서는 곡이 먼저 있었고 그 곡이 들어갈 자리가 마지막에 마련된다. 그러면 앞의 두 토막은 그 자리까지 관객을 데려다 놓는 일을 맡게 된다. 63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도, 세 번째 토막이 가장 짧은 것도 그 순서에서는 이상하지 않다. 마지막 토막은 사건을 치르는 데 쓰이지 않는다. 앞에서 쌓아 둔 것을 한 곡 위에 얹는다.

세 토막은 화자가 각각 다르다. 두 번째 「코스모나우트」는 주인공이 아닌 사람의 시점으로 간다
세 토막의 이름을 다시 읽는다
「벚꽃 이야기」·「코스모나우트」·「초속 5센티미터」. 세 제목이 가리키는 것이 서로 다른 종류다. 첫 번째는 식물이고, 두 번째는 우주비행사를 뜻하는 말이고, 세 번째는 속도다. 작품 전체의 제목을 마지막 토막에 다시 붙인 것도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세 편을 묶는 이름을 마지막 한 편이 혼자 가져간다. 세 토막을 동등하게 놓지 않았다는 표시다.
제목이 가리키는 초속 5센티미터는 벚꽃잎이 떨어지는 속도다. 느리다는 말을 숫자로 바꿔 놓은 것인데, 숫자로 적으면 그것이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도 같이 드러난다. 이 영화가 끝날 때 관계가 매듭지어지지 않는 것을 두고 불만이 나오는데, 제목부터가 속도이지 도착지가 아니다.
음악 담당이 따로 있는데도 기성곡을 썼다
이 영화에는 음악을 맡은 사람이 따로 있다. 텐몬이다. 각본과 연출은 신카이 마코토 본인이 겸했고, 제작은 코믹스 웨이브 필름이다. 곡을 새로 쓸 사람이 안에 있었는데도 주제가만은 밖에서, 그것도 열 해 된 것을 가져왔다. 이것은 돈이나 일정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 곡이어야 했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가운데 토막만 남의 눈으로 본다
세 토막의 화자가 다르다는 말은 자주 나오지만 어떻게 다른지는 잘 적히지 않는다. 첫 번째와 세 번째는 토오노 타카키를 따라가고, 두 번째 「코스모나우트」만 다네가시마의 고등학생 스미다 카나에를 따라간다. 주인공을 바깥에서 보는 시선이 정확히 한 번, 한가운데에 들어간다. 그 한 번 덕분에 관객은 타카키가 스스로에 대해 하지 않는 말을 다른 사람 입장에서 듣게 된다. 세 토막을 같은 길이로 자르지 않은 이유도 여기 있다고 본다. 가운데가 가장 길어야 그 시선이 충분히 들어간다.
세 번째 토막이 치른 값
아쉬운 것은 같은 순서가 만든 부작용이다. 곡이 들어갈 자리가 먼저 정해져 있으면 그 자리까지 가는 길은 짧을수록 좋다. 세 번째 토막에는 인물이 무엇을 고르는 장면을 넣을 시간이 없다. 인물이 어떤 상태인지만 보여 주고 끝난다. 이것은 설계대로 된 결과이지만, 설계대로 되었다는 것과 그 결과가 보는 사람 모두에게 값을 한다는 것은 다른 말이다.
수상과 유통 쪽 사실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제1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받았고, 그럼에도 63분이라는 길이 때문에 극장 개봉 규모는 작았다. 널리 알려진 것은 감독의 뒷날 작품들이 흥행한 뒤에 재개봉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2025년에는 같은 이야기가 실사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음악이 배경이 아니라 구조물로 쓰인 영화를 찾는 사람에게 권한다. 인물이 무엇인가를 고르고 그 선택으로 이야기가 굴러가기를 바라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